제1단원
형미지원(形美旨遠)
○ 사주편(史籀篇)
자서(字書)는 선진(先秦)과 양한(兩漢) 시기의 식자(識字) 교재에서 기원하였으며, 그 최초의 기록은 서주(西周) 시기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주편≫은 중국 최초의 문헌으로 고증할 수 있는 자서로, 전설에 따르면 주선왕(周宣王) 시기의 태사 주(太史籀)가 편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사"는 관직명이고,"주"는 인명이다. "태사 주"는 "사주(史籀)"이라고도 약칭할 수 있으며, 이 책의 이름은 여기에서 유래했다. ≪한서·예문지≫(漢書·藝文志)에 따르면, 주나라 때 귀족 자제가 8세에 소학(小學)에 입학했는데, 식자는 주요 과목 중 하나이었으며 식자 교재는 바로 ≪사주편≫이었다. 이 책의 편찬은 대전(大篆)의 성숙을 상징하며, 한자 발전사에서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 후세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 설문해자(説文解字)
동한 중엽 (서기 100-121년), 허신(許慎)은 금문경학가(今文經學家)들이 문자를 곡해하고 경의(經義)를 왜곡하는 주장을 반박하며, 문자가 "경예의 근본, 왕정의 시작(經藝之本,王政之始)"이라는 이념을 재천명하기 위해 ≪설문해자≫를 저술했다. 이 책은 중국 역사상 최초의 진정한 의미의 사전이며, 한자 자형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자원(字源)을 고증한 최초의 어문 사서이다. 이 책은 자형을 분석하고 자의를 설명하며 자음을 변별하여 형음의 세 가지 측면의 관계를 설명한다. 전서는 총 540개의 부수로 나뉘며, 9353개의 한자를 수록하고 있어 한자의 형태 구성 체계를 전면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한자의 형의 관계를 이용한 과학적인 연구 방법을 창립하여 중국 자서 발전사에 심원한 영향을 끼쳤다.
 
○ 강희자전(康熙字典)
≪강희자전≫은 청나라 강희연간(清康熙年間)에 장옥서(張玉書), 진정경(陳廷敬) 등이 황제의 명을 받아 편찬한 책으로, 중국 전통 자서 편찬의 집대성이다. 참여한 인원은 약 30명으로 고대 자서 편찬 중 가장 큰 규모였다. 전서는 지지(地支)에 따라 12집으로 나뉘며, 총 47035자를 수록하여 관수 자서(官修字書) 중 가장 많은 자수를 포함하고 있다. 또한 중국 최초로 "자전"으로 명명된 한자 사서이기도 하다. 매우 높은 실용성과 규범성을 가지고 있으며, 심원한 영향을 끼치는 자서이다.
제2단원
고아의운(古雅意蘊)
훈고(訓詁)류 자서는 간단히 말하면 단어의 뜻과 어원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자서이다. 이 유형의 자서는 단어의 뜻을 설명하고 사물의 명칭과 특징을 해석하는 데 중점을 둔다. 그 중 ≪이아(爾雅)≫를 대표로 하는 "아서(雅書)"는 후대의 사서(詞書), 유서(類書)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
○ 이아(爾雅)
≪이아(爾雅)≫는 전국(戰國)시기부터 진한(秦漢)시기까지의 학자들이 편찬하고 여러 해에 걸쳐 증보하여 만든 것으로 전해졌으며, 중국 최초로 의류(義類)에 따라 편찬된 사전으로 사전 편찬의 효시를 열었다. "이(爾)"는 "가까운"이라는 뜻이고, "아(雅)"는 "바른"이라는 뜻으로,여기서는 "아언(雅言)"을 가리킨다. "이아"의 뜻은 바로 고대 한자와 방언을 아정한 말로 해석하는 것이다. ≪이아≫는 내용의 성질에 따라 단어를 분류하여 해석하는 편찬 형식을 처음으로 도입하였으며, 수록된 단어는 4300여 개에 달해 백과전서식의 사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아≫는 역사적으로 추앙을 받아, 당문종(唐文宗) 연간에 개성석경(開成石經)을 새길 때 경부(經部)에 포함되어 중국 전통 전적의 핵심 구성 요소가 되었다.
○ 방언
한나라 사람들은 훈고를 할 때 방언 어휘에 대한 정리와 해설을 매우 중시했다. 그들은 경적에 주석을 달거나 자서를 쓸 때 흔히 방언 속담을 인용하여 예를 해석함으로써 방언을 언어와 문자를 연구하는 중요한 내용으로 만들었다. 서한(西漢)의 양웅(揚雄)이 저술한 ≪방언≫ 은 바로 중국 역사상 첫 방언사전이다. 그 내용에는 장강 유역, 황하 유역의 방언 및 일부 소수민족의 방언이 포함된다. 이는 각지의 살아있는 방언을 기록 대상으로 하여 고대 방언의 분포, 한민족(漢民族) 공동어의 형성과 발전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참고가치가 있으며, 중국 방언학사에서 기서로 불린다.
○ 경적전고(經籍籑詁)
청대에 이르러 고증학이 흥성하여 어휘 고석(考釋)류의 자서가 생겨났다. 어휘 고석은 단어 하나를 대상으로, 배열 귀납적인 방법으로 그 단어의 의미와 출처 등을 고증하고 해석하는 작업이다. ≪경적전고≫ 중국 최초로 경전자사(經傳子史)의 인용을 한 권에 모은 대형 훈고 사전이다. 청대 학자 완원(阮元)이 주필하여 당나라 이전 고서의 훈고를 모아 각 책에서 용법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많은 문자를 한데 모아 고석하였다.
제3단원
운학제항(韻學梯航)
음운류 자서는 한자를 운에 따라 배열하고 음의(音義)를 해석하는 저작을 가리키며 운서(韻書)라고 약칭한다. 그 역할은 주로 한자의 정확한 독음을 분별하고 규정하여 사람들이 시를 창작할 때 압운자(押韻字)를 찾도록 하는 것이다. 동시에 사서와 사전의 역할도 한다.
○ 절운(切韻)
≪절운≫은 수나라(隋朝)의 육법언(陸法言)이 저술한 책으로, 총 만여 자를 수록하고 있다. 이 책은 당시 낙양음(洛陽音)을 기초로 하여 고음 및 다른 방음을 겸비한 종합적인 음성 체계로 구성되었다. 당나라 초기에 관운(官韻)으로 정해졌으며, ≪절운≫의 체례(體例)도 후대 운서의 모범이 되었다.
○ 중원음운(中原音韻)
≪중원음운≫은 원나라(元朝)의 주덕청(周德清)이 저술한 책으로, 원 태정원년(元泰定元年) (서기 1324년)에 완성되었다. 이 책의 창작 목적은 당시 사람들에게 작곡할 때의 음성 규범을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중원음운≫은 운서(韻書) 편찬 역사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며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이끌었다. 이 책은 당시 원나라의 실제 음성을 편찬의 근거로 하여 ≪절운(切韻)≫≪광운(廣韻)≫등의 책에 있는 "입성(入聲)"을 제거하고 평성을"음평(陰平)"과 "양평(陽平)"(현대 표준어에서의 1성, 2성에 해당)으로 나누었다. 이 책은 원나라 북방 음성을 완전하고 체계적으로 기록하여 근대 중국어 연구의 중요한 자료가 되었다.
○ 운도(韻圖)
음운류 자서 중에는 한자의 발음을 표현하는 도표인 운도(韻圖), 또는 등운도(等韻圖)라고 불리는 것이 있다. 우리가 지금 볼 수 있는 가장 이른 시기의 운도는 송대에 등장했다. 오늘날 우리는 한자의 발음을 파악하는 데 핀인(拼音)을 사용할 수 있지만, 중국 고대에는 핀인이 없었다. 반절(反切)법을 익히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운학자(韻學家)들은 운도를 발명하였다. 운도에서 모든 음절의 독법을 배우기만 하면, 반절 상하자(反切上下字)의 위치를 통해 올바른 발음을 얻을 수 있었다.
제4단원
집성창신(集成創新)
사서는 사람들이 찾아보고 참고할 수 있는 책을 가리킨다. 아편전쟁 이후 서양의 정치 사상과 과학 문화가 점차 중국에 소개되면서 사서 편찬도 전통 훈고학에서 점차 현대화의 길로 들어섰다. 이러한 사서들은 이전 자서를 바탕으로 서양 사서 편찬의 일부 형식을 융합하여 혁신과 발전을 이루었다.
○ 신화자전(新華字典)
≪신화자전≫은 신중국 최초의 현대 중국어 자전이다. 신화사서사와 중국사회과학원 언어연구소가 편집을 주관했다. 1953년 초판과 1954년 재판 이후, 1957년 신판부터 2020년 7월 제12판까지 ≪신화자전≫은 10여 차례의 개정과 수백 차례의 재인쇄를 거쳐 총 발행 부수가 6억여 권에 달했다. 이는 지금까지 세계 출판사상 가장 많이 발행된 자전으로, 현재까지 가장 영향력 있고 권위 있는 소형 중국어 자전이기도 하다. ≪신화자전≫은 소형 중국어 사서의 본보기라 할 수 있다.
○ 사원(辭源)
자전 외에도 현대 사서에는 사전(詞典)이 있다. 사전은 단어를 일정한 순서에 따라 배열하고 그 의미와 용법을 설명하는 참고서이다. ≪사원(辭源)≫은 중국 최초로 고대 중국어의 일반 어휘와 백과 어휘를 모두 포함한 대형 종합 사서이다. 이는 현재 중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고대 중국어 참고서로, 고서를 읽거나 고전문사 연구를 하는 데 중요한 참고 가치가 있다.
○ 고문자류 자전
현대 중국어 사서 외에도 고문자류 자전이 있다. 이 자전들은 금석에 있는 다양한 고문자형을 수집하여 책으로 엮은 전문 자서이다. 지하에서 고문자 자료가 대규모로 발굴됨에 따라 각종 고문자 참고서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으며, 편찬 형식도 더욱 다양해졌다. 예를 들면 ≪금문편(金文編)≫≪갑골문편(甲骨文編)≫≪갑골문자고림(甲骨文字詁林)≫등이 있다.
제5단원
천고의 명가
중국 역사상 유명한 다섯 명의 언어문자학자가 있다. 이들은 각각 ≪설문해자(説文解字)≫를 저술한 동한(東漢)의 허신(許慎), ≪이아주(爾雅注)≫를 저술한 양진(兩晉)의 곽박(郭璞), ≪옥편(玉篇)≫을 저술한 남조 양나라(南朝梁)의 고야왕(顧野王), ≪절운(切韻)≫을 저술한 수나라(隋朝)의 육법언(陸法言), 그리고 ≪설문해자주(説文解字注)≫를 저술한 청나라(清朝)의 단옥재(段玉裁)이다. 이들은 한결같은 열정과 집념으로 방대한 저작을 남겼다. 이 학자들의 대대적인 전승 덕분에 중국 문자학의 발전과 번영이 가능했으며, 한자는 오랜 세월 동안 새로움을 유지할 수 있었다.